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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의 윤리학과 주체성의 지평 ―기형도 론

The ethics for other people and prospect of subjectivity

발행
2014 등록이 논문은 발행 시점을 확인하지 못해 원문 등록일을 적었습니다. KCI가 2005~2008년에 옛 논문을 몰아서 올린 탓에, 그 시기 등록분은 발행보다 평균 3~5년 늦습니다. 실제 발행연도는 더 이를 수 있습니다.
출처
국내 KCI
DOI
10.15705/kopoet..41.201412.011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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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키워드

타자의 윤리학, 주체성, 역할 대리, 가족공동체, 사회공동체, 결핍, 죽음, ethics for other people, subjectivity, the deputy of roles, family community, social community, deficiency, death

초록

이 논문은 기형도 시세계의 전반을 타자의 윤리학과 주체성의 확장이라는 시각에서 살펴보고 있다. 그의 시적 삶은 타자지향성의 특성을 선명하게 보여 준다. 어린 시절부터 겪어야 했던 아버지의 부재, 누이의 죽음, 가난 등의 가족공동체의 결핍은 주체의 수동성과 역할 대리에 길들여지게 한다. 또한 이러한 그의 역할 대리는 사회사적 영역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시세계는 사회공동체의 결핍에 대한 부정의식과 고통을 실감 있게 드러낸다. 타자의 윤리학이 사회성을 획득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그의 시적 삶에서 수동적 주체성은 타자들에게 허용되는 대여 가능성을 드러낸다. 특히 그의 대여 가능한 주체성에는 타자 일반은 물론 죽은 자까지 들어와 거주한다. 1980년대 불온한 시대 속의 죽음들이 그의 시세계에 “그림자”, “검은 잎”, “소리” 등의 이미지로 전면에 등장하여 활동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그의 주체성이 죽은 자에 의해 완전히 장악되었을 때 자연적 생애도 마감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거리에 흘러넘치는” “망자의 혀”가 “입속에 악착 같이 매달”(「입 속의 검은 잎」)리고만 있을 때 그는 죽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그는 29년을 살았으나 그의 삶의 주체적 연대기는 이보다 훨씬 짧았다. 그러나 그의 타자의 윤리학은 “수많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죽은 자들”(「흔해빠진 독서」)까지 허용함으로써 29년을 살았지만 “일생 몫의 경험을 다”(「진눈깨비」)한 채 “이미 늙”(「정거장에서의 충고」)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는 죽어서 스스로 부재하는 현존인 “그림자”, “소리” “망자의 혀”로 존재함으로써 지금까지 기형도 현상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그의 시세계는 죽음을 통해 더욱 활발하게 살아난 것이다. 그의 타자의 윤리학이 주체성의 지평을 무한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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